2015 3 2015. 3. 26. 10:35

中, 日 제치고 美와 新질서 재건축… 한국, '딱지'라도 사 놔야

  • 이하원 기자
  • 입력 : 2012.09.24 03:02 | 수정 : 2012.09.24 03:32

    한 달 넘은 中·日 충돌, 동북아 격랑 속으로… 한국의 길을 말하다
    [1] 하영선 동아시아 연구원(EAI) 이사장

    [中·日충돌, '동아시아 新질서' 측면서 봐야]
    中, 동북아 상황을 中·日 아닌 中·美간 게임으로 생각
    美와 정면충돌 직전까지 댜오위다오 사태 키울 것
    美·中간 초보적이지만 게임의 원칙 만들어지는 중

    [한국,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타는 전략 필요]
    中과 甲乙이라는 게임 대신 丙이라는 제3의 길 가야
    21세기에는 경제력·군사력만으론 대응하기 역부족
    정보·지식이 바탕된 '다보탑式 복합 국력' 필요

    "중국은 이제 일본이 자신들의 상대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미국과 동아시아 신질서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그런 시점에서 일본 정부가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를 국유화하자 정교하게 계산된 방식으로 사태를 상승시켜 일본을 굴복시켰습니다. 중국은 미국과 정면으로 충돌하기 직전까지 이번 사태를 상승시킨다는 전략을 갖고 있었다고 할 수 있지요."

    하영선 동아시아 연구원(EAI) 이사장은 23일 최근 센카쿠를 둘러싸고 빚어진 중·일 간 갈등을 미·중 간 '동아시아의 신질서'가 구축되는 복합적인 측면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 이사장은 "현재 동아시아 신질서는 재건축되는 단계"라며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입주자들이 국제적인 신질서를 만드는데, 우리는 '딱지'라도 사서 들어가야 한다"며 우리나라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센카쿠를 둘러싸고 한 달 넘게 지속된 중·일 갈등을 어떻게 평가하나.

    "미국과 중국이 동아시아 신질서 '재건축'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벌어졌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 각 국가의 국내 정치 리더십 변화에서 오는 혼란에서 비롯됐다고도 볼 수 있다."

    ―미·중 관계를 염두에 둔 중국의 대일(對日) 전략은 무엇이었나.

    "미·중(美中) 간에는 초보적이지만, 게임의 원칙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런 게임 원칙하에서 작은 그룹들이 치고받는 게임이 바로 영토 분쟁이다. 중국은 현재 상황을 중·미 간 게임으로 보고 있지, 중·일 간 게임으로 보고 있지 않다. 댜오위다오는 중국의 핵심 이익이지만 미국과 전면적으로 대립하는 것으로 보지는 않았다. "

    ―'동아시아의 신질서' 개념이 우리에겐 낯설게 느껴진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미·중이 공유하는 부분이 상당히 있다는 것이다. 지난 7월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기성 권력(Established Power)'과 '부상(浮上)하는 권력(Rising Power)'이 만나는 경우에 항상 갈등하고 충돌했지만, 미·중 간에는 새로운 실험을 할 수 있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했다. 지난 5월 미·중 전략·경제 대화에서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은 양국 간 '신형(新型) 대국 관계' 구성이 신질서의 핵심이라고 했다."

    ―중국이 일본에 강력 대응한 배경은 무엇인가.

    "중국의 핵심 이익을 건드렸다고 보기 때문이다. 중국의 3대 핵심 이익은 중요성 순으로 볼 때 ①국내 안보 ②국제 안보(영토·한반도 등) ③국내 사회·경제 발전을 위한 안정이다. 핵심 이익 3가지에 저해되는 것에 대해서는 증강된 국력을 통해서 해결하겠다는 것이 이번 댜오위다오 사태에서 드러났다."

    ―중국은 동아시아 전략과 관련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10월에 확정될 시진핑 체제의 기본 원칙은 '선(先)경제' 모델이 될 수밖에 없다. 중국은 현 상태대로 10년만 더 가면 국내총생산(GDP)이 미국과 비슷해질 것이다. 그때까지는 경제 우선 정책을 펴면서 꼭 필요한 일은 하는 '유소작위(有所作爲)'를 하겠다는 것이다."

    하영선 동아시아연구원 이사장은 23일 본지 인터뷰에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도 논의되지 않고 있는 남북 관계와 동아시아 신질서 문제는 신정부 출범 후 불현듯 우리 앞에 다가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 이사장은 동아시아 신질서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복합 국력’을 배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덕훈 기자 leedh@chosun.com
    ―일본이 이번에 완패했다는 평가가 있다.

    "1894년의 청·일 전쟁 당시에는 부상하던 일본이 대국(大國)인 청나라에 승리했지만 이번엔 다르다. 일본이 빨리 변화하는 현실에 적응해야 한다는 평가가 많다. 장기적으로는 일본이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것이 많을 것이다."

    ―일본은 어떤 면에서 실책을 했나.

    "현재는 동아시아가 미·중 중심으로 판이 짜이고 있다. 일본은 여기서 새롭게 자신을 설정해야 하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일본이 현재 취하고 있는 정책이 너무 단순하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입장은 무엇인가.

    "동맹을 잘 관리하되, 주권(主權) 문제에는 관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은 동아시아에서 중국과 벌이는 게임을 '넌-제로섬(Non-Zero Sum)'으로 보려고 한다. 이는 11월 대선에서 누가 승리해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중국을 시장경제주의 형태로 변형하면서 새롭게 판을 짜려고 한다."

    ―이번 중·일 충돌이 한국에 주는 함의는.

    "우리는 일본보다 더 규모가 작다. 그렇다고 일방적으로 무릎을 꿇을 수 없다. 중국의 핵심 이익과 관련된 부분에서는 우리가 전면적으로 부딪치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

    ―문정인 연세대 교수는 '중국이 갑(甲)이고 우리가 을(乙)'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한중 관계를 갑과 을이라는 관점에서 보는 것은 19세기적인 시각이다. 한중 간 갑을(甲乙) 게임에서 '병(丙)'이라는 제3의 길을 가야 한다. 우리 눈으로 동아시아에서 살아나갈 길을 찾아야 한다. 중국과 경쟁할 때 19세기 방식으로는 돌파가 불가능하다. 중국은 아직 21세기적인 복합 국력을 키워나가지 못하고 있다는 데 착안해야 한다."

    ―중·일 간 충돌이 우리나라로 전이(轉移)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어떤 전략이 필요한가.

    "중국에는 티베트 문제가 북한보다 더 중요하다. 티베트 문제는 국내 안보 사안으로 생각하기에 그들에겐 최우선의 핵심 가치일 수밖에 없다.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북핵과 통일은 중국에게 티베트보다 낮은 순위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동북아에서 앞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 전개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상황을 잘 회피할 수 있어야 한다. 와신상담해서 군사력을 키우는 것만이 해법은 아니다. 21세기에는 이보다 더 복잡한 모델로 가야 한다.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타기 위한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어떤 전략이 우리에게 중요한가.

    "경제력과 군사력을 키워나가는 것은 우리가 기본적으로 해야 할 분야다. 19세기에 경제력과 군사력은 필요조건이면서 충분조건 역할을 했다. 하지만 21세기에는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 우리의 규모를 생각할 때 복합 국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복합 국력 개념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일·중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정보와 지식이 바탕이 돼야 한다. <'다보탑식 복합 국력' 그림 참조> 그 바탕 위에서 문화·에너지·환경은 물론 안보를 강화한 후에야 국내외적으로 제대로 된 정치를 할 수 있다."

    ―독도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전략은.

    "독도는 정치화하지 않는 것이 좋다. 우리가 이미 확보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계속 외치기보다는 더 이상 논란이 되지 않도록 우호적인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21세기엔 훨씬 복잡한 힘을 장악해 나가는 쪽이 승리한다."

    ―최근 소장파 학자들이 쓴 '아직도 민족주의인가'라는 책은 '민족주의 없는 애국심'을 강조하는 데.

    "그런 주장은 아직 위험하다고 본다. 상대방이 민족주의를 갖고 나오는데 민족주의를 없애서는 곤란하다. 지금 동아시아엔 팽배한 민족주의 갈등이 있는데, 이를 완전히 포기할 경우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는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동아시아 공동체는 가능한가.

    "동아시아는 정체성을 공유할수록 갈등이 줄어들 것이다. 한·중·일 3국이 19세기처럼 '각생(各生)'할 경우 치러야 할 비용이 너무 크다. 중장기적으로 복합 네트워크가 구축돼야 한다. 무엇보다 동아시아 이슈들을 가급적 정치화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필요하다."

    ―한·중·일 각국은 무엇을 해야 하나.

    "개별 국가가 특정 사안을 정치화하지 말아야 한다. 더욱이 이것을 국내 정치가 촉발해서는 곤란하다. 다양한 행위자들의 네트워크를 만들어가야 한다."

    ―대통령 선거가 90일도 남지 않았지만, 외교 안보 이슈는 거론도 안 되고 있다.

    "이번 선거는 순전히 경제 민주화, 복지 등의 국내 이슈로 치러지고 있다. 하지만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3명 중 한 명이 대통령이 되는 순간, 경제 민주화 외에도 남북 문제, 동아시아 신질서 구축이 거의 비슷한 비중으로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국민은 대통령을 경제 중심으로 뽑는데, 실제 대통령은 남북 관계와 동아시아 신질서 문제에 즉각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 우려된다."

    ―내년에 집권할 정치 세력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남북 관계와 동아시아 신질서 문제는 불현듯 우리 앞에 다가올 주제다. 밖에서는 큰 싸움이 벌어지는데, 우리는 경제 민주화 문제로만 논쟁하고 있다. 미·중 관계가 새롭게 신질서를 짜 나갈 때, 그들이 청사진을 만들 때 우리가 들어가서 작업을 해야 한다. 하다못해 '딱지'라도 사 놓아야 한다."

    ―차기 정부에서 하지 말아야 할 정책을 조언한다면.

    "이명박 정부에서 미국 쪽으로 많이 갔으니, 이번에는 중국으로 가야 한다는 식의 주장은 하지 말아야 한다. 이명박 정부의 정책은 무엇이든지 배제하는 'ABL(anything but Lee) 정책'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하영선 EAI 이사장은…

    지난 8월 서울대 외교학과에서 정년퇴임한 한국 국제정치학계의 중진. 9·11 테러 이후의 국제사회를 '복합 변환의 세기'로 규정하며 이에 대한 복합 그물망(네트워크) 정책 마련을 주장해왔다. 최근에는 '동아시아 공동체' 등의 책을 통해 한중일 3국과 미국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연구해왔다. 미국 워싱턴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서울대 국제문제연구소장, 미국학연구소장, 한국평화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 및 편저로 '21세기 신동맹:냉전에서 복합으로' '국제화와 세계화''한반도의 전쟁과 평화' 등이 있다.

     

    posted by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
    :
    카테고리 없음 2015. 3. 25. 10:30

    호주 선교사 가족의 순교 지난 1월 22-23일 1:30분경, 인도 동부 오릿사에서 호주의 선교사 스타인과 그 두아들이 힌두폭도들에 의해서 끔찍하게 불타죽은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소식의 상세와 함께 인도 선교의 현재 분위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사건 현장

    폭도들이 사라진 뒤 달려온 군중은 타오르는 불길을 잡고 스타인 선교사와 그 두아들을 보았을 때 그들은 이미 까만 숯이 되어 있었습니다. 죽는 순간까지도 폭도들로부터 서로를 보호하고자 끌어안고 있어서 그들의 시신은 한 덩어리로 뭉쳐 있었습니다. 인도 동부 오릿사주 켄잘구 오지인 마노할푸르 동네의 벌판에서 벌어진 이 사건은 아무도 도울 수가 없었습니다. 사방으로 둘러싼 폭도들은 세 명이 자고 있는 구형 웨건을 불태웠습니다. 이 짐승같은 행동은 호주 출생 기독교 선교사 그라함 스와트 스타인즈(58)과 그 두아들 필립(10)과 디모데(7)을 영원히 잠들게 했습니다.

    사건의 배경과 전개

    1965년 펜팔로 사귀었던 생일이 같은 인도 친구와 생일을 같이 지내려고 인도를 처음 방문한 스타인은 다시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그는 그 지역에서 100년 전부터 시작되어온 호주의 나병 선교회에 졸업하자마자 가입하였습니다. 그의 헌신적인 섬김은 현지에서 많은 동역자를 얻게 했습니다. 유창한 오릿사 말을 구사하는 그와 83년도에 결혼한 부인 글라데스는 그 지역사회의 기둥이었습니다. 3년전 바리파다에서는 100명의 사람이 넘게 죽은 큰 불이 일어났습니다. 지역 병원도 포기한 일에 스타인스와 훈련받은 간호사였던 그의 아내는 밤을 세워 환자들을 돌보았습니다. 지역 로타리 클럽 지부의 회장으로 선출된 그들은 틈만 나면 전단을 뿌리며 그 지역 사회를 계몽시키는데 전념하였습니다. 그러나 그의 기독교 전도자로서의 역할은 끔찍한 죽음으로 연결되었습니다.

    전염병, 영양실조와 문맹으로 점철된 오릿사주는 소망이 없는 곳이나 종교적인 열정은 뛰어났습니다. 제대로 닦여진 길도 없고 굶어죽는 사람이 수시로 생겨났으나 오릿사는 기독교와 힌두교의 전장터가 되었습니다. 작년 한해 오릿사주의 30 자치구중에 열군데서 힌두-기독교간의 부딪침이 있었고 1986년과 1998년사이에 60번의 교회를 공격한 사실이 있었습니다.

    지난 14년간 스타인스는 부족들을 공공위생 봉사에서 성경에로 이끄는 연례 정글 수련회를 방문 지도했습니다. 그의 사역으로 22 가정이 기독교로 개종했습니다. 58번째 생일을 인도의 오랜 친구와 보내고 이틀후 1월 20일 스타인즈가 전도사 및 그의 두아들과 함께 그 마을에 도착할 즈음 그곳은 종교적으로 기독교와 힌두로 나뉘어진 긴장상태에 있었습니다. 마을의 개종자와 힌두들과의 갈등작년 6월에 있은 땅이 생리를 치루는 것을 기념한다는 라자 축제에서 증폭되었습니다. 기독교인들은 이것을 용납하지 않았습니다. 이 갈등은 다시 올 1월초 보수적인 부족 남자들이 마을에서 벌어진 기독교 결혼식때 불려진 찬송가에 항의하면서 불거졌습니다. 그들의 관습을 지키는데 열심인 산탈 사람들은 기독교인들에 의해 그들의 전통 문화가 손상된다는 것에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마침 도착한 스타인스는 동네 기독교인들에 대한 보수주의자들의 분노 분출의 대치 수용품이 되어 버렸습니다. 오랫동안 마을의 수호자로 자치하고 있는 깡패이자 힌두광신자 다라 싱은 그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었습니다. 다른 성도들이 기도원에서 자고 있을 때 폭도들은 스타인과 그 두 아들들이 자고 있는 차 쪽으로 내려갔습니다. 그리고 불을 질렀습니다. 불과 100미터 떨어진 곳에 산탈의 젊은 남녀들이 드럼에 맞추어 춤을 추며 성년식 축제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모든 것을 다 보았는데도 아무 증거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이미 그 동네 힌두 보수주의자들의 묵계속에 이루어진 것임을 나타내 줍니다.

    달라 싱은 광신적인 힌두교도로서 혼자서 일을 저지른 것이라고 민족 자치 자원자 모임인 바즈랑달은 주장하지만 1996년부터 신고된 9번의 범죄 사실과 이 모든 범죄가 경찰에 의해 묵과되고 심지어 살인교사죄도 보석으로 풀려난 사실은 그가 바즈랑달의 핵심인물임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사건 후의 이야기

    스타인스 선교사가 문둥병자들을 도우며 살고 있던 곳에는 과거 35년간 즐겨 입었던 캐쥬얼과 모자, 자전거가 있었습니다. 장례식때 기자가 이제 남편과 아들도 없는 인도를 떠나야 하지 않겠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나 부인은 남편이 하던 일을 주님이 오시는 그날까지 계속하겠노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비록 잠깐 비춰지기는 했지만 장례식때 조금도 슬퍼하지 않는 의연한 모습은 수천마디의 말보다 큰 메시지를 힌두들에게 들려 주었습니다.

    인도의 현정권 BJP는 힌두 종교, 문화의 기초위에 세계에서 가장 큰 힌두 제국으로 인도를 건설하고자 하는 RSS와 인도 전역의 풀뿌리 조직으로 형성되어 역시 RSS와 동일한 이념을 갖고 있는 바즈랑달의 지원을 받고 있는 정당입니다. 대도시에서는 세계의 이목 때문에 경찰력이 어느 정도 제 구실을 하고 있지만 촌락은 이 법보다 주먹이 더 앞서는 것이 현실입니다. 선교사로 판명되면 72시간내에 추방을 당하는 것이 이 나라의 헌법입니다. 그래서 선교사님들은 은연 자중하면서 복음을 전파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끔씩 단기 선교팀중 사전 교육이 안 된 분들이 전혀 지역 사회의 분위기를 파악하기도전에 열정만으로 행동을 하여 현지에서 선교를 하고 있는 선교사들에게 본의 아닌 피해를 남기는 적이 있습니다. 작년만 해도 남인도 첸나이(구 마드라스) 지역을 방문한 모 교회팀들이 노방전도를 분별없이 하는 바람에 한국을 잘 알고 있는 한 지역 주민이 공관으로 주변 분위기를 염려하여 자중해 주도록 연락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사실 인도는 많이 쳐서 2.34%의 기독교 인구를 갖고 있지만 32,101의 기독교 학교, 4,800의 병원, 683개의 양로원과 불구자를 위한 센타, 163개의 나병환자 센타가 26347명의 기독교 교역자들과 72000명의 수녀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습니다. 인도내에 기반을 둔 12,136개의 조직에 1996-97년간 5400만 달러가 지원되었습니다. 내무부장관을 비롯한 많은 수의 힌두 지도자들이 미션 스쿨을 졸업했다는 사실은 참으로 아이러니컬한 이야기입니다.

    맺음말과 기도요청

    많은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고 할지라도 인도는 젖과 꿀이 흐르는 땅입니다. 1억을 넘는 무슬림들은 땅끝까지 선교를 생각할때 전진기지로 가장 적합한 전략상 요지입니다. 주와 복음을 위하여 헌신된 분들이 인도로 많이 오셔서 인도인과 함께 하는 사역을 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인도에서 주와 복음을 위해 충성하시는 선교사들이 사명을 다하는 그 날까지 안전하게 보호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99년 2월 인도에서 마틴 記

    posted by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
    :
    카테고리 없음 2015. 3. 25. 10:00
  • "왜 한국전쟁서 쉽게 못 벗어날까"
  • 트위터노출 2,149,665 | 2012-10-23 19:06:08 | 소셜방송 트위터 보내기 페이스북 보내기 미투데이 보내기 이메일 보내기

  • [소셜방송 종합]



    24일 오후 위키트리 '소셜방송'에서는 '2012년 EAI 사회과학대강좌 시리즈' 다섯번째 강좌인 '한국전쟁의 비극'을 생중계했다.







    이날 강좌에서 하영선 동아시아연구원 이사장은 한국전쟁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 짚어보고, 한국전쟁을 보다 복합적인 시각에서 재구성했다.



    하영선 이사장은 "한국전쟁은 같은 한 민족이 둘로 나눠져 서로 싸우며 상대방의 죽음을 통해 나의 삶을 확보할 수밖에 없었던 비극적인 사건이다"라며 "사실 역사를 되돌아보면 1945년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사람들은 다시 전쟁이 일어나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 이사장은 "그 시대의 학자에 의해 만들어지지 않은 단어가 생소하지 않을 정도로 알려진 이유는 그 단어가 쓰기 편하도록 역사가 전개돼 뿌리내렸기 때문"이라며 "어떤 시대를 거쳤기 때문에 '냉전'이라는 단어가 일반 사람들 뿐만 아니라 학계에서까지도 생소하지 않은 단어로 자리잡을 수 있었나를 살펴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하 이사장은 "'냉전'을 이해해야 남북한의 문제를 이해할 수 있다"며 "냉전질서는 특히 우리에겐 여전히 절실하며, 냉전 중에서도 1950년 한국전쟁을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 이사장은 "지구상에서 인류의 사상자 기준으로 볼 때, 한국전쟁도 1차 세계대전의 1/10정도의 사상자가 발생한 20위 이내 규모로 피를 흘린 큰 전쟁이었다"며 "우리 입장에서 한국전쟁은 3차대전을 한반도에서 치룬 것 같은 역사적 비극을 맞이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하 이사장은 "한국전쟁은 한반도에서 일어난 일로, 전 세계가 충격적인 영향을 받은 사건이다"라며 "한반도 역사상 가장 큰 사건이었고 앞으로도 가장 큰 사건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그밖에도 이날 방송에서 하 이사장은 "'왜 우리는 쉽게 그 싸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가'가 우리의 숙제라면 1940~1950년의 역사를 어떻게 재구성하는가에 그 답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동영상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소셜방송 생방송]







    지난방송보러가기



    [소셜방송 예고]



    위키트리 소셜방송에서는 동아시아연구원(EAI)가 주최하는 '2012 EAI 사회과학대강좌 시리즈'를 생중계합니다.



    2012 EAI 사회과학대강좌는 크게 '동아시아의 역사적 변화와 한반도 : 천하에서 복합까지'라는 주제로 지난 20일 첫 강좌를 시작으로 8주 동안 이어집니다.











    이 강연시리즈는 무료로 누구나 들을 수 있으며 장소는 연세대 새천년관 101호입니다. 모든 강연은 위키트리 소셜방송으로 생중계됩니다.



    이번 강좌는 사회과학대강좌의 5번째 시간으로 24일 오후 6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한국전쟁의 비극"이라는 주제로 하영선 동아시아연구원 이사장(전 서울대 외교학과 교수)이 진행합니다.







    동아시아 질서의 역사적 변화를 추적하고, 오늘날 지역 내 복잡하게 얽힌 현안들을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할 이번 강좌에 위키트리 시청자여러분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생중계 중 궁금하신 점이 있으신 분들은 트위터에 해시태그 #하영선 을 포함하여 질문하시면 됩니다.



     

    [☞"위키트리 '소셜방송'이란?" 바로가기]

     

     

    [☞"위키트리 소셜방송 신청하려면?" 바로가기]

     

     

    [☞지난 위키트리 소셜방송 보러가기]

     

    posted by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
    :
    카테고리 없음 2015. 3. 25. 09:38

    ‘美 제국’을 활용하라



    ▲ 하영선 서울대 교수



    관련특집
    - '21세기 대외전략' 한국이 갈길



    선거가 끝났다.

    17대 국회의 갈 길은 멀고도 험하다. 새 국회의 첫걸음은 경제 살리기를 위한 안과 밖 가꾸기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경제가 되살아나지 않고서는 21세기 세계무대에 설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여의도는 하루 빨리 시대착오적인 민주와 반민주, 통일과 반통일, 그리고 보수와 진보라는 소모전에서 벗어나야 한다.

    국회가 한반도의 21세기 진보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여야 모두 커다란 발상의 전환 없이는 불가능하다.

    경제를 살리기 위한 바깥 가꾸기의 경우도 이제까지의 싸움을 4년만 더 계속하면 우리는 더 이상 회복할 수 없는 역사의 뒤안길로 밀려날 것이다.

    그렇다면 17대 국회가 앞장서야 할 일은 무엇인가. 21세기 우리 삶의 바깥 그물망 짜기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을 활용하려는 국민적 합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21세기 미국은 자기 바깥의 세계에 압도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제국이다. 따라서 한·미 관계는 단순한 국가와 국가의 만남이 아니라 비제국과 제국의 만남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미 제국이 21세기 세계 그물망 짜기를 주도하는 한, 한국은 미 제국을 활용하여 좋은 의미의 제국적 발상과 능력을 갖추어야 새로운 한·미시대를 맞이할 수 있다. 친(親)제국은 종속의 부작용을 효율적으로 극복하기 어려우며, 반(反)제국은 생존의 대안을 쉽사리 찾기 어렵다.

    새 국회는 6자회담, 주한미군, 중국, 이라크 파병, 경제 세계화를 냉전과 탈냉전의 구시대적 발상을 넘어서서, 21세기 한반도를 위한 미 제국 활용론의 시각에서 새롭게 이해하고 새로운 정책 마련에 앞장서야 한다.

    지난 2월의 6자회담 이후 북한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이 제 할 바를 한다면 우리도 미국의 소원을 풀어 줄 용의가 있다”(3월 10일)고 기존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그리고 미 국무부 정책기획국장인 미셀 라이스는 변환하는 북한과만 변환된 관계를 맺을 것이며, 그렇지 않으면 확산안보구상(PSI)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3월 12일).

    이러한 현실 위에서 현실적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 주한미군 재배치 및 감축도 과거와는 다른 시각에서 봐야 한다.

    미 제국은 정보혁명에 기반을 둔 군사변환 정책에 따라 해외주둔군을 유동군화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정보의 협력적 자주국방의 발상을 넘어서는 새로운 대안이 시급하다.

    중국의 급부상 문제도 동북아 경제중심 추구 정도의 발상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미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 러시아라는 네 제국 사이에서 비제국으로서 어떻게 평화와 번영을 추구할 수 있는가 하는 19세기 이래의 고전적 숙제를 미 제국 활용론의 시각에서 다시 한 번 검토해야 한다.

    이라크 파병문제도 국가이익론과 침략전쟁론의 소박한 발상을 넘어서야 한다. 이라크 국민의 대다수는 후세인 시대를 그리워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미군이 점령군이 아닌 해방군으로 환영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전쟁의 목적과 수단의 정당화를 고려하는 정전론의 시각이 중요하다. 이라크 파병 문제도 정전론적 현실주의의 세련된 시각으로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경제 세계화 논의도 더 이상 세계화의 찬반 논의라는 보수적 시각을 넘어서야 한다. 중요한 것은 자율성을 높일 수 있는 세계화의 길을 찾는 것이다.

    새 국회가 전 국민의 경제살리기 노력에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있는 바깥 문제들을 미 제국의 활용이라는 새로운 시각에서 풀어나갈 수 있다면, 17대 국회는 희망의 국회가 될 것이다.

    (하영선 서울대 교수·국제정치학)

    posted by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
    :
    카테고리 없음 2015. 3. 23. 07:41

    제20회 성경암송대회(2014년)

    http://blog.daum.net/tcpc/72

    posted by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
    :
    2015 3 2015. 3. 21. 09:58

    “북한 문제를 해결하고 통일로 가는 길에서 인권의 강은 반드시 건너야 할 숙명의 과정이며 북한 인권법은 그 도강의 다리가 되어줄 것이다. 북한 인권법을 제정하여 북한에 선물할 때 북한인민들은 진정한 광복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 국회가 그 역사적 사명을 외면하면 북한의 진정한 제2의 광복은 요원하다”

     21일 오전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 첨단 강의실에서 동아시아연구원과 성균관대, 주한미국대사관 공동으로 ‘북한정책 컨퍼런스’(North Korea Policy Conference)에서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이 이같이 밝혔다.

    안 소장은 이날 ‘김정은 체제 1년 : 북한 인권개선의 제약성과 절박성’ 발제에서 “북한의 김정은 체제 등장과 함께 인권개선에 대해 기대하고 있었는데 김정은 시대 1년이 지나고 강경일변도의 ‘선군정치’는 ‘선당정치’로 복귀하고 있지만 북한의 인권상황은 개선의 여지를 나타내지 않고 있고 김정은 체제는 조금도 독재수단을 완화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북한체제에서의 인권개선에 대한 중요 장애물로 “김정은 체제는 새로운 권력의 등장이 아니라 김일성 시대 때부터 계속 이어지는 세습정권”이라며 특히 ‘바늘 하나 떨어지는 소리도 놓치지 말라’며 정보기관을 통제하고 있는 김정은의 성격을 지적했다.

     이어 북한 인권의 참혹한 현실과 관련해 유엔 산하 국제아동기금 유니세프와 북한 중앙통계국이 지난해 9월 북한 내 어린이와 여성의 영향실태 조사결과 5세 미만 어린이의 경우 전체의 28%가 발육저하 상태에 있고, 친모들은 4명 중 1명이 영향실조를 겪고 있으며 이 중 5%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는 북한 인권개선의 초점을 상승시켜야 할 시점에 와 있다”며 “북한 주민들을 저렇게 방치해 두면 남북한의 문명차이는 더욱 극대화 될 것이고 우리는 통일 시대에 그 간격을 줄이기 위해 너무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북한 인권법 제정의 정당성과 관련해 “북한 주민들은 남한 주민과 같은 민족이며 더구나 헌법 제3조 영토 조항의 해석상 대한민국 국민으로 간주되며 따라서 정부는 대한민국 국민으로 간주되고 있는 주민들을 보호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용현 동국대학교 교수는 ‘바람직한 한·미 대북정책 공조 방향’ 제하에서 “북한의 제3차 핵실험은 역설적으로 한·미·중 3국의 협력 구도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며 “한·미·중 3개국이 협력과 공조를 통해 북한을 설득하고 압박하는 투트랙 전략을 적극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태 해결을 위해 보다 중요한 것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한·미·중의 협력구도가 얼마나 잘 작동하는가에 있다”며 “한반도 위기 상황이 일단 한반도 위기가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이지만, 상황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위기는 언제든 재발할 수 있고 우발적, 돌발적 사건이 발생한다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이를 잘 관리하면서 한·미·중의 협조체제가 구축된다면, 대화 국면으로의 전환과 북핵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풀릴 수 있다”고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성김(Sung Kim) 주한 미국대사는 환영사에서 “모든 대북사안과 관련해서는 한·미간의 긴밀한 조율과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며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한미동맹 60주년 공동선언은 한·미간의 긴밀한 협력과 모든 사안에 대한 공조 강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북한 인권의 중요성과 관려해, 미국의 경우 오바마 대통령이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차 방한 당시 “북한 주민들은 역시 코리안이다. 그들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한국인들과 마찬가지로 위대한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며 북한 인권 문제에 항상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미 양국은 한·미동맹을 통해 북한이 국제적 의무를 지키도록 유도하고 박 대통령이 제안한 ‘신뢰구축 프로세스’를 바탕으로 북한 지도부의 변화를 주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영선 동아시아연구원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최근 북한이 주장한 ‘병진노선’ 선언은 경제적 난관을 잘 보여주고 있는 사례”라며 “주변국들이 북한의 핵 개발 반대에도 불구하고 추진한다면 국제적인 지원이 더욱 어려워져 현실적으로 ‘병진노선’을 채택하기 어려워 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1·2부로 나뉘어 각각 ‘북한의 인권문제’와 ‘한미 대북정책 공조’에 대한 주제발표 및 토의로 진행됐다.(Konas)

    코나스 이영찬 기자

    posted by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
    :
    2015 3 2015. 3. 20. 09:27

    유엔 천안함 성명은 한국, 중국 입장을 함께 엮은 것일 것
    다음엔 6자회담 국면… 외교 실패 논쟁 말고 국론 통일, 현실 인식을
    베이징에서 남쪽으로 2시간가량 고속도로를 달리면 바오딩(保定)시에 이른다. 얼른 보면 성장 중국의 활기를 잘 보여주는 인구 100만의 평범한 도시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각별한 인연의 도시다. 한말(韓末) 대원군이 임오군란(1882)의 배후 주모자라는 이유로 붙잡혀 와서 언제 돌아갈지 모르는 답답함과 좌절 속에서 난(蘭)을 치며 유폐생활을 보낸 곳이다. 이홍장이 최장수 총독을 지냈던 직예총독부는 지금도 박물관으로 남아 있고 멀지 않은 곳에 대원군이 3년 동안 힘들게 거처하던 건물이 쇠락한 모습으로 서 있다.

    대원군의 유폐는 당시 국론의 분열과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치 각축의 잘못된 만남 때문이었다. 1882년 개혁개방의 정책 우선순위와 속도에 입장을 달리하는 척화(斥和)와 개화(開化)세력의 정치적 분열이 심화되는 속에서 대원군은 임오군란을 계기로 척화세력의 권토중래(捲土重來)를 33일 동안 시도했다. 그러나 천하질서를 주도했던 중국은 근대 국제질서의 첨병이었던 일본의 군사적 개입을 막기 위해서 군란의 중심에 서 있는 대원군을 무대에서 끌어내렸다.

    120년 전 비극의 현장을 착잡한 심정으로 돌아본 다음 날 천안함 사건을 어떻게 풀 것인가에 대해 중국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고 하루 종일 진지한 얘기를 나눴다. 세월은 흘렀건만 문제의 기본 골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사건에 대한 국론은 분열된 채 중국과 미국은 21세기 천하질서 통치경쟁의 틀에서 사건을 다루고 있다. 사태의 진전을 예상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유엔의 안보리 의장 성명은 결국 한국의 합동조사보고서 내용과 중국 정부의 공식 견해를 함께 엮어서 마련될 것이다. 동시에 한·미 합동해상훈련은 중국과 정면충돌하지 않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다. 그리고 국면의 중심은 천안함 사건에서 6자회담 주최로 빠르게 넘어갈 것이다.

    무대가 빠르게 바뀌는 속에서 한국이 해야 할 가장 급한 일은 국론 통일이다. 의장 성명 이후 유엔외교의 성공과 실패 시비로 여야가 시간을 낭비한다면 소탐대실(小貪大失)의 비극을 겪게 될 것이다. 우선 급한 것은 선(先) 천안함 사건 해결 후(後) 6자회담 대신 천안함 사건 해결과 6자회담 개최의 병행 추진이다. 천안함 사건의 사과, 관련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약속의 지속적 요구와 함께 실질적 성과를 거둘 수 있는 6자회담의 조속한 개최를 병행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북한이 최근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 때까지 보여 준 자세를 넘어서 문제해결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참여다.

    국론 통일의 다음 단계는 천안함 사건의 궁극적 해결이 성공적인 포스트 김정일 체제의 구축에서 비로소 가능하다는 현실 인식이다. 김정일 선군정치가 계속되는 한 제2, 제3의 천안함 사건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햇볕과 반(反)햇볕정책의 비생산적인 논쟁을 벗어나서 선군(先軍) 대신 선경(先經)정치를 기반으로 21세기 선진 국가를 건설하려는 포스트 김정일 체제의 구축을 위해서는 어떤 안과 밖의 노력이 필요한가를 진지하게 논의할 때다. 포스트 김정일 체제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눈앞에 다가왔다. 사실상 북한형 인수위원회를 가동해야 할 때다. 60여년 동안 두 번째 찾아온 귀한 기회를 선군정치의 유훈통치로 잃어버리지 않도록 도울 방도를 찾아야 한다. 이것이 진정으로 원칙 있는 햇볕정책이다.

    국론통일의 마지막 완성은 남북통일을 위한 천하통일의 안목 키우기다. 대원군의 유폐부터 천안함 사건에 이르기까지 한반도 문제는 안의 문제인 동시에 밖의 문제라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안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밖의 문제를 해결할 줄 알아야 한다. 남북통일을 위해서는 구태의연한 친미(親美)와 친중(親中)의 이분법적 논쟁을 버리고 21세기 천하질서의 통치방법을 새롭게 고민해야 한다. 남북통일은 천하통일의 안목 없이는 불가능하다. 21세기 천하질서는 더 이상 자강(自彊)과 세력균형의 원칙만으로 움직이고 있지 않다. 복합적 그물망 짜기라는 새로운 원칙이 함께 움직이고 있다. 우리도 전통적 한·미·일 그물망 짜기의 심화와 함께 새롭게 등장한 한·중 그물망을 단단하게 넓혀 나가는 21세기 신(新)동맹정책을 구사할 줄 알아야 한다.

    posted by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
    :
    카테고리 없음 2015. 3. 15. 09:31

    강연 맡은 하영선 교수

    "밴쿠버의 '젊은 그들'은 세계를 놀라게 했는데, 여의도의 '늙은 그들'은 여전히 세종시 문제로 티격태격 싸움만 벌이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새로운 시대를 엮어나갈 비전이나 실천력이 있는 주도 집단이 없어요. 당대 현실 속에서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꿈을 가졌던 '젊은 그들'을 우리 전통에서 찾아볼 수 없을까, 미래의 '젊은 우리'를 만들려면 먼저 우리 역사 속에서 꿈을 가졌던 선각자들의 지적 노력을 훑어봐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어요."

    하영선(63) 서울대 교수는 1979년 미국 워싱턴대에서 한국 핵문제로 박사논문을 쓴 뒤 북핵문제와 군사론·평화론 등을 연구해온 국제정치학자이다. 그런 그가 18세기부터 최근까지 우리 역사에서 시대적 과제와 사상적으로 씨름했던 지식인들의 지적 노력을 집중조명하는 연속 강좌 '역사 속의 젊은 그들: 18세기 실학파에서 21세기 복합파까지'를 시작했다. 지난 3일부터 매주 수요일과 월요일에 총 8회에 걸쳐 연암 박지원·다산 정약용·환재 박규수·구당 유길준· 김양수·민세 안재홍·동주 이용희 등 당대 최고 지식인들의 대내외 인식을 다룬다.

    하 교수는 "이들은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꿈을 안고 담론을 펼쳤던 사람들"이라고 했다. "연암은 북벌론(北伐論)의 대상이던 청나라가 오랑캐가 아니라 명나라의 장점을 이어받은 명·청의 하이브리드였다는 사실을 파악했고, 민세는 일제시대 사쿠라로 몰릴 위험을 각오하면서 민족주의와 세계주의의 융합을 시도했습니다. 이들은 복합(complexity)적 실천을 보여준 사람들이고, 21세기는 복합적 사고가 절실하게 필요한 시대입니다."

    강의 대상 중 2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양수(1896~1969)는 일반인에겐 이름조차 생소한 인물이다. 하 교수는 1920년대 조선·동아일보 논설위원을 지낸 김양수를 "식민지 시기에 나온 국제정치론 가운데 최고이며, 당대 국제정치의 현실을 꿰뚫어본 탁견"으로 높이 평가했다. 김양수는 1920·1930년대 국제정치학의 대세를 장악하고 있던 '국제협조론'이 깨질 수밖에 없고, 이것이 깨져야 조선이 독립할 가능성이 높다는 논설을 신문·잡지에 썼다.

    하 교수는 "19세기 후반 일본의 후쿠자와 유키치가 《문명론의 개략》을 통해 문명화의 길을 제시했을 때 한국의 유길준이나 중국의 양계초 같은 지식인들이 관심을 가졌지만 20세기 후반 들어 일본은 담론을 이끌지 못하고 있다"면서 "중국도 당분간 근대의 수준을 뛰어넘는 담론을 내놓지 못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앞으로 30년은 한국이 동아시아의 담론을 이끌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가 아닌가 싶다"고 전망했다.

    이번 연속 강좌를 "미래를 위한 과거 복원 성격이 강하다"고 성격지은 하 교수는 "뉴욕타임스의 보도처럼 김연아 선수의 피겨 스케이팅은 기술과 예술이 결합된 새로운 글로벌 스탠더드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는데, 우리가 세계에 이런 글로벌 스탠더드를 내놓은 적이 얼마나 있느냐"고 물었다. 하 교수는 "그러나 이번 방송 중계는 애국심에 호소하는 19·20세기에 머문 중계였다"면서 "한국인으로 당당하게 살면서도 세계인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두 개의 정체성을 자연스레 보여 줄 수 있는 'C(Complexity)세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posted by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
    :
    2015 3 2015. 3. 14. 09:34

    하영선 서울대 교수·국제정치학 유엔 천안함 성명은 한국, 중국 입장을 함께 엮은 것일 것
    다음엔 6자회담 국면… 외교 실패 논쟁 말고 국론 통일, 현실 인식을
    베이징에서 남쪽으로 2시간가량 고속도로를 달리면 바오딩(保定)시에 이른다. 얼른 보면 성장 중국의 활기를 잘 보여주는 인구 100만의 평범한 도시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각별한 인연의 도시다. 한말(韓末) 대원군이 임오군란(1882)의 배후 주모자라는 이유로 붙잡혀 와서 언제 돌아갈지 모르는 답답함과 좌절 속에서 난(蘭)을 치며 유폐생활을 보낸 곳이다. 이홍장이 최장수 총독을 지냈던 직예총독부는 지금도 박물관으로 남아 있고 멀지 않은 곳에 대원군이 3년 동안 힘들게 거처하던 건물이 쇠락한 모습으로 서 있다.

    대원군의 유폐는 당시 국론의 분열과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치 각축의 잘못된 만남 때문이었다. 1882년 개혁개방의 정책 우선순위와 속도에 입장을 달리하는 척화(斥和)와 개화(開化)세력의 정치적 분열이 심화되는 속에서 대원군은 임오군란을 계기로 척화세력의 권토중래(捲土重來)를 33일 동안 시도했다. 그러나 천하질서를 주도했던 중국은 근대 국제질서의 첨병이었던 일본의 군사적 개입을 막기 위해서 군란의 중심에 서 있는 대원군을 무대에서 끌어내렸다.

    120년 전 비극의 현장을 착잡한 심정으로 돌아본 다음 날 천안함 사건을 어떻게 풀 것인가에 대해 중국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고 하루 종일 진지한 얘기를 나눴다. 세월은 흘렀건만 문제의 기본 골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사건에 대한 국론은 분열된 채 중국과 미국은 21세기 천하질서 통치경쟁의 틀에서 사건을 다루고 있다. 사태의 진전을 예상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유엔의 안보리 의장 성명은 결국 한국의 합동조사보고서 내용과 중국 정부의 공식 견해를 함께 엮어서 마련될 것이다. 동시에 한·미 합동해상훈련은 중국과 정면충돌하지 않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다. 그리고 국면의 중심은 천안함 사건에서 6자회담 주최로 빠르게 넘어갈 것이다.

    무대가 빠르게 바뀌는 속에서 한국이 해야 할 가장 급한 일은 국론 통일이다. 의장 성명 이후 유엔외교의 성공과 실패 시비로 여야가 시간을 낭비한다면 소탐대실(小貪大失)의 비극을 겪게 될 것이다. 우선 급한 것은 선(先) 천안함 사건 해결 후(後) 6자회담 대신 천안함 사건 해결과 6자회담 개최의 병행 추진이다. 천안함 사건의 사과, 관련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약속의 지속적 요구와 함께 실질적 성과를 거둘 수 있는 6자회담의 조속한 개최를 병행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북한이 최근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 때까지 보여 준 자세를 넘어서 문제해결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참여다.

    국론 통일의 다음 단계는 천안함 사건의 궁극적 해결이 성공적인 포스트 김정일 체제의 구축에서 비로소 가능하다는 현실 인식이다. 김정일 선군정치가 계속되는 한 제2, 제3의 천안함 사건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햇볕과 반(反)햇볕정책의 비생산적인 논쟁을 벗어나서 선군(先軍) 대신 선경(先經)정치를 기반으로 21세기 선진 국가를 건설하려는 포스트 김정일 체제의 구축을 위해서는 어떤 안과 밖의 노력이 필요한가를 진지하게 논의할 때다. 포스트 김정일 체제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눈앞에 다가왔다. 사실상 북한형 인수위원회를 가동해야 할 때다. 60여년 동안 두 번째 찾아온 귀한 기회를 선군정치의 유훈통치로 잃어버리지 않도록 도울 방도를 찾아야 한다. 이것이 진정으로 원칙 있는 햇볕정책이다.

    국론통일의 마지막 완성은 남북통일을 위한 천하통일의 안목 키우기다. 대원군의 유폐부터 천안함 사건에 이르기까지 한반도 문제는 안의 문제인 동시에 밖의 문제라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안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밖의 문제를 해결할 줄 알아야 한다. 남북통일을 위해서는 구태의연한 친미(親美)와 친중(親中)의 이분법적 논쟁을 버리고 21세기 천하질서의 통치방법을 새롭게 고민해야 한다. 남북통일은 천하통일의 안목 없이는 불가능하다. 21세기 천하질서는 더 이상 자강(自彊)과 세력균형의 원칙만으로 움직이고 있지 않다. 복합적 그물망 짜기라는 새로운 원칙이 함께 움직이고 있다. 우리도 전통적 한·미·일 그물망 짜기의 심화와 함께 새롭게 등장한 한·중 그물망을 단단하게 넓혀 나가는 21세기 신(新)동맹정책을 구사할 줄 알아야 한다.

    posted by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
    :
    2015 3 2015. 3. 13. 00:30

    “김정은이 처한 딜레마는 조선 말 고종 때와 비슷”

     

     

     

     

     

    “북한이 핵과 경제건설을 함께 추구하는 현재의 ‘병진론(竝進論)’이 아니라 핵을 뺀 비핵안보와 경제건설을 추구하는 ‘병진론 2’로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한 국제적 공진(共進·coevolution)이 있어야 하며 우리가 그 중심이 돼야 합니다. 미국과 중국이 새로운 동아시아에 대한 ‘꿈(dream)’을 최근 부쩍 이야기하는데,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거대한 건축주가 자신들의 청사진을 바탕으로 동아시아 신질서를 짜나갈 때 대한민국이라는 ‘주니어 디자이너’와 함께 신질서를 짜는 것이 필요하고 중요하다는 걸 인식시켜야 합니다.”

    지난 4월 23일 서울 중구 을지로 삼풍빌딩에 있는 동아시아연구원(EAI) 회의실에서 만난 하영선(66) 동아시아연구원 이사장(서울대 명예교수)은 박근혜 대통령이 첫 정상외교 무대에 나서는 이번 방미(5월 5~10일)를 활용해 미국과 중국의 ‘꿈’을 능가하는 ‘대한민국의 꿈’을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8월 서울대 외교학과 교수직을 정년퇴임한 하 이사장은 작년부터 국내의 대표적 ‘독립 싱크탱크’인 동아시아연구원(원장 이숙종 성균관대 교수)을 이끌어오며 한반도 문제에 대해 깊이있는 담론을 펼쳐왔다. 하 이사장은 2001년 9·11 테러 이후 국제사회를 ‘복합 변환의 세기’로 규정하며 복합 그물망(네트워크) 정책 마련을 주장해 왔다.

    ‘나쁜 행동에 보상하지 않으며, 헛된 약속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원칙에서 보듯 미국은 북한에 손을 내밀었다가 몇 차례 뺨을 맞은 것에 대해 굉장히 힘들어하고 아프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주목한 것은 지난해 11월 19일 오바마 대통령이 미얀마를 방문해 양곤대학에서 한 연설입니다. 당시 오바마는 ‘우리는 과거의 감옥에 갇혀 있을 필요가 없다. 우리는 미래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북한 지도부를 향해 ‘핵무기를 버리고 평화와 발전의 길을 택하라. 그러면 미국이 내미는 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습니다.

     

     1기 행정부 때 베이징에 가서 손을 내밀었다가 뺨을 맞은 후 공화당 포지션을 지난 4년간 유지하던 오바마가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북한에 첫 번째 신호를 보낸 겁니다. 하지만 북한은 이 신호에 대해서도 여전히 미사일로 답을 했습니다. 북한이 우여곡절 끝에 약속을 깨는 과정이 여러 번 진행되었기 때문에 말을 두 번 하지 않겠다는 게 미국의 입장입니다. 북한이 단순한 의미의 레토릭을 구사해서는 실질적 협상에 들어가기가 매우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하 이사장은 중국 역시 대한반도 원칙은 변한 게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중국의 대한반도 정책과 입장이 명확하게 드러난 것은 지난 2월 12일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발표된 공식 성명입니다. 당시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고,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며, 협상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3원칙을 밝혔습니다. 이러한 3원칙은 지난 3월 20일 시진핑 주석이 박근혜 대통령과 통화하면서도,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지난 4월 13일 케리 미 국무장관과 만났을 때도 견지됐습니다.”

    상황이 지극히 어렵지만 하 이사장이 오히려 주목하는 것은 북한의 입장 변화 가능성이다. 하 이사장은 “내가 보기에 미국이 바뀔 가능성은 없고 북한이 핵을 유지하는 한 미국이 도와줄 수 없다는 입장도 명확하다”며 “결국 미국과 중국의 원칙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은 북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지점에서 하 이사장은 북한이 최근 ‘핵·경제 병진론’을 꺼내든 배경과 함의를 주도면밀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미사일을 쏜 작년 12월 12일부터 3차 핵실험을 한 2월 12일까지 내놓은 공식적 성명이나 발표를 유심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단 이를 보면 미사일을 쏘고 핵실험을 한 자신들의 입장을 설명하는 선군(先軍) 언어가 등장합니다.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에 따라서 불가피하게, 소위 자주권의 일환으로 그런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은 선군정치를 내세운 아버지 세대 때의 설명 방식 그대로입니다. 하지만 또 한 가지 언어가 등장한다는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핵무기를 개발해 이제 자주생존권을 획득했기 때문에 자신들도 경제건설이나 인민의 생활진작에 나서려 했는데, (미국이) 제재에 나서고 있다는 표현을 씁니다. 이 말은 북한도 이제 투 트랙(two track)으로 간다는 의미입니다. 내가 ‘복합론’이라는 말을 많이 했기 때문에 농담 삼아 ‘북한표 복합론’이 등장했다고 얘기하는데, 자주생존권을 위해 핵을 앞세우는 것과 함께 경제건설이라는 두 번째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산주의 사회에서 ‘노선’이라는 것은 아무 데나 쓰는 게 아닙니다. 정책 결정의 최고위층에서 나온 것이고 이건 함부로 바꿀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자세한 경위는 알 수 없지만 김정은이 등장하고부터 노선에 대한 고민이 있었고 핵을 앞세운 비대칭적 차원에서나마 병진론이 노선으로 결정됐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병진론을 들고나온 것 자체가 굉장히 조심스러운 변화의 시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실제 북한은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병진노선’을 계속 강조해 오고 있다. 핵·경제 병진론을 공식화한 것은 지난 3월 31일 열린 조선노동당 중앙위 3월 전원회의로, 여기서는 ‘전원회의는 조성된 정세와 우리 혁명발전의 합법적 요구에 맞게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을 병진시킬 데 대한 새로운 전략적 노선을 제시하였다’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 병진노선은 위대한 대원수님들께서 제시하시고 철저히 구현하여 오신 독창적인 경제국방 병진노선의 빛나는 계승이며 새로운 높은 단계에로의 심화발전이다’ 등의 발표가 있었다.

    이에 앞서 김정은은 지난 1월 26일 ‘국가안전 및 대외일군협의회 지도’ 자리에서도 “자위적 전쟁억제력에 토대하여 이제는 인민들이 더는 허리띠를 조이지 않도록 경제건설에 집중하려던 우리의 노력에는 엄중한 난관이 조성되었다”고 말했고, 북한 외교부 대변인은 2월 12일 담화를 통해 “자위적인 핵억제력에 의거하여 경제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에 힘을 집중하려던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주장했다. 하 이사장은 병진론을 꺼내든 이상 북한은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고 지적했다.

    하 이사장은 현재 김정은 체제가 처한 딜레마가 조선 말 고종의 딜레마와 매우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1863년 12세의 나이로 등극한 고종이 10년간의 아버지 섭정을 끝내고 친정체제에 들어간 것이 1873년입니다. 아버지가 물러났지만 체제의 운명이 걸린 개화를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지금 북한의 선군정치 분위기처럼 대원군 세력이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때 안팎을 설득해 나간 게 박규수입니다.

     

    안으로 고종의 귀를 붙들고 있는 그가 매일 대원군을 찾아가 일본과의 수교 필요성을 설득했습니다. 대원군에게는 ‘일본과는 구교(舊校)가 있었기 때문에 서양과의 근대 조약과 달리 구교를 다시 부활하는 것이다’라고 설득했고, 고종에게는 ‘수교하지 않으면 일본이 결국 군사력으로 해결을 보려고 할 것이기 때문에 일단 조약을 맺어 우리도 빨리 부강해질 수밖에 없다’는 식으로 설득했습니다. 일종의 이중 플레이를 한 것이고, 안팎으로 두 개의 싸움을 한 셈입니다. 그때 개화하는 것이나 지금 북한이 문을 여는 것이나 비슷하다고 봅니다.”

    이와 관련 하 이사장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조언 형태로 다음과 같은 우리의 기본원칙 세 가지를 제안했다. “첫째는 북한이 핵을 가져도 소용없다는 느낌을 확실하게 줄 수 있도록 우리 스스로 북한의 무력에 맞서는 1차적 억지 시스템을 갖춰야 합니다. 최근 국방부에서 얘기가 나오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한국형 MD를 구축해야 하고, 재래식 무기 체계에 의한 억지력 확보에도 전력투구해야 합니다. 미국이 제공하는 전술 전략 핵 억지력도 우리가 필요로 할 때 미국이 다른 판단을 하지 않고 도와줄 수 있도록 치밀한 공조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북을 병진론 2로 이끈다는 것이 확실한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북핵을 막아야 한다’는 막연한 목표로는 안 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북에 대한 경제적 대응도 필요합니다. 북은 수령경제, 군사경제, 인민경제로 나눠져 있는데, 인민경제에 도움이 되는 인도적 지원은 유지하되 수령경제를 목표로 하는 금융제재와 핵 미사일 관련 물자의 컨트롤 등은 우리도 확실하게 해나가야 합니다. 병진론 1을 들고나온 북의 정치권력이 굉장한 비용을 지불한다는 사실을 느끼게 해야 합니다.

    세 번째 원칙은 북이 결국 병진론 2로 가야만 북 스스로와 한국과 동아시아가 산다는 차원에서 병진론 2와 국제 공진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인식을 갖고 그런 공식에 맞는 우리의 정치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북한의 병진론 2와 전 세계적인 코에볼루션(co-evolution·공진)이 같이 가는 방향으로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우리가 이 같은 3원칙을 갖고 미국의 4원칙, 중국의 3원칙과 같이 짜여지는 334 전략으로 북을 병진론 2로 이끌어야 한다고 구체적으로 얘기해야 오바마를 설득할 수 있습니다.”

    하 이사장은 “동아시아는 미국의 케리 장관이 얘기한 ‘퍼시픽 드림(Pacific Dream)’과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들고나온 ‘중국몽(中國夢)’이 충돌하는 곳으로 미국이 사용하는 말인 아키텍처, 즉 신질서의 건축이 이미 시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의 향후 관계는 이미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로드맵이 짜여 있습니다. 싸울 것은 싸우고 협력할 것은 협력한다는 구체적 그림이 그려져 있다는 얘기입니다. 군사적으로 미·중은 2049년까지는 충돌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경제는 싫어도 협력할 수밖에 없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같은 부분에서는 상당한 경쟁적 요소가 등장한다는 데 대해 의견이 모아진 상태입니다.

     

    이런 미·중 관계 속에서 우리는 G2의 꿈이 아닌 우리의 꿈을 꿔야 합니다. 이제 세계는 강대국이 질서를 단독 디자인하는 시대는 지났고 주니어 디자이너와 공동 파트너십이 있어야 새 시대를 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야 합니다. 동아시아의 신질서는 미·중을 넘어서서 복합 네트워크로 짜야 합니다.”

     

    하 이사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는 그런 차원에서 우리의 꿈을 이야기하는 첫 무대가 되어야 한다”며 “거대한 꿈을 꾸는 G2의 틈바구니에서 경제력과 군사력이 떨어지는 우리로서는 더욱 더 충실히 꿈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료 :  조선일보(정장열차장)>

    posted by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
    :